샤아는 창 밖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행렬을 지켜보고 있었다.
  소행성인 아크시즈 내부, 정확히는 주거지역의 온도가 18도까지 올라온 지 불과 한 달이었다. 그래도 여성들은 마치 온도가 낮았던 적이 없었던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엷은 옷을 꺼내 입고 다녔다. 이렇게 빨리, 어디서 그런 옷들을 구했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유행이란 이렇게 빠른 건가..."

  몸을 거의 다 드러낸 채 중력이 낮은 곳에서만이 가능한 나긋나긋한 걸음걸이로 거리를 걷는 여성들의 물결을 감상하다 말고, 샤아는 문득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등뒤에서 차를 준비하던 시녀 한 사람이 그를 향해 미소지으며 대꾸했다.

  "대령님께서는 여자들의 옷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모양이군요. 얇은 옷은 온도가 안정되기도 훨씬 전부터 유행하고 있었답니다."
  "그런가...라미아...?"

  샤아는 의외의 답변에 라미아를 돌아보며 별 의미 없는 웃음을 웃었다.

  "그럼요. 온도가 올라갈 거라는 기대만 있으면 옷은 얇아지게 마련이지요."
  "기대만으로도 추위를 참을 수 있다는 말인가."

  샤아는 내심 몸으로 다가오는 추위마저 정신력으로 막아내는 여자들의 강함에 경탄했다.

  "호호호, 대단하다고는 생각지 마세요. 그게 다 쓸데없는 자존심의 발로이니까요."

  라미아는 샤아의 응대를 농담처럼 가볍게 넘겨버리고 테이블을 마저 정리했다.
  거리가 보이는 이곳 사무실은 원래 샤아와 같은 영 급의 사관을 위한 공간이 아니었다. 외부와 뻔하게 연결된 곳이란 보안이나 비상상태에 대한 대응 능력이 취약하게 마련이라 대개 일반 사병들이나 위관급의 교육이나 회의 장소로 쓰이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이 자리에 지위는 없지만 매우 각별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초대를 받아 이곳에 온 참이었다.
  아마 이런 허름한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리라.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만 님께선 곧 오실 겁니다."
  "아아."

  샤아는 고개를 끄덕이고 라미아가 나가는 것을 지켜본 뒤 다시 창 너머로 눈길을 돌렸다.
  온도를 안정시키는 작업이 시작된 것은 아크시즈 내부의 개발이 거의 끝날 무렵이었다. 그전까지는 같은 내부라고는 해도 태양 에너지의 분배가 공단 지역에 집중되어 왔고,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발생하게 마련인 각종 기체들의 대류가 개발 부족 덕에 원활하게 전 지역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때문에 온도가 지역이나 시간에 따라 영하에서 20도까지 들쑥날쑥했고 심지어 일기예보가 맞지 않는 경우까지도 생기곤 했다.
  그러나 상업지구의 조성도 거의 끝나 가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런 지경에 이를 염려까지는 하지 않아도 될 터다. 아크시즈 내의 자원 활용도도 날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고 인구도 그전에 비해 현저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었다.

  '몇년만 더 기다린다면 전쟁이라도 다시 할 수 있겠지...'

  샤아는 행인들을 무심히 쳐다보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얼마가 지나자 가벼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하만 칸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신변보호를 위한 경호원이나 무기조차 휴대하지 않은 발랄한 모습 그대로였다.

  "오래 기다리셨지요?"
  "아닙니다. 좋아 보이는군요."
  "차암, 오래간만에 보는 건데 좀더 다정한 인사를 해주시면 안되나요?"

  하만은 일부러 얼굴을 찌푸려 보이며 그에게 다가왔다. 문득 보니 그녀의 옷 또한 하늘거리는 천으로 만든 밝은 색의 봄옷이었다.

  "옷이 아름답습니다, 하만 님."
  "고마와요. 하지만, 둘이 있을 때 그런 정중한 말투는 쓰지 말아 달라 말씀드렸지요!"

  불만스러운 듯 그런 말을 하면서도 그녀는 이내 의자에 자리를 잡은 뒤 미리 준비되어 있던 차를 권했다.
샤아가 하만 칸과 안면이 있게 된 지는 사실 그렇게 오래 된 것은 아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고아가 된 정통 계승자 미네바 자비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아크시즈의 총 지휘를 맡고 있던 마하라쟈 칸의 보좌를 그의 딸이 맡고 있다는 것을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만난 것은 마하라쟈 칸이 오랜 지병을 견디다 못해 쓰러진 다음에 이르러서였다.
  그녀는 도즐 자비와의 인연으로 미네바에 대한 여성적 애정이 상당해서 마하라쟈가 쓰러진 직후 미네바를 가장 헌신적으로 보살폈고, 정치적인 일도 10대의 소녀답지 않은 비범함으로 제법 잘 해나가고 있어서 그의 후계자로서 무리가 없으리라는 중평을 이미 받아내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나이 어린 그녀에게 아크시즈 총 지휘자의 직위를 선뜻 내준다는 것은 아무래도 늙은 장군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일이다. 결국 그녀에게는 아무런 직위도 주어지지 않았고 단지 마하라쟈의 임시 직위대행을 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하지만 샤아는 하만 칸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녀를 아크시즈를 이끌 차기 지도자 중 하나로 인정하게끔 되었다. 그녀에게는 그녀의 아버지에게 없는 권력에 대한 야심과 이상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그것을 이루어낼 수 있을 만큼의 지도력과 용기가 충만했던 것이다. 어느 샌가 그는 주변의 인정을 받지 못하던 그녀를 강력히 지지하는 몇 안 되는 장교 중 한 명이 되었고, 이내 그녀와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유지하기까지 이르렀다.

  "연구소와 공장 사이의 마찰은 어느 정도던가요?"
  "만나자마자 현장 얘기부터 묻는 겁니까."
  "아, 그건...."

  하만의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 샤아는 그녀의 얼굴을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잘 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으실 겁니다."
  "아, 네. 잘 되었군요. 때마침 데라즈 플리트에서 전력을 보충해줬으면 하는 눈치입니다."
  "정말로 그쪽에서 무언가 사건을 벌일 것이라는 얘기입니까...."
  "그렇겠지요. 앞서 젠슨 소장님께도 의견을 물었습니다만, 그것이..."

  샤아는 말끝을 잠깐 얼버무리는 하만의 얼굴을 보며 여러 사람의 의견을 모을 때마저도 그들을 한 자리에 모으지 않고 일대 일로 만나고 싶어하는 것은 보좌관으로서의 버릇인지 아니면 남자를 대하는 여자로서의 본능인지를 가늠해보고 있었다.

  "저희와 다른 노선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걱정입니다."
  "이미 그 일은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이 나지 않았습니까?"
  "지원이야 가능합니다만, 그 규모가 큰 문제이니까요. 저희는 아직 군사나 병기를 많이 생산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도 하고, 데라즈 준장은 저희와 노선이 다름을 이미 천명한 바가 있기 때문에 지원 불가 쪽도 아직 의견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샤아는 잠시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에 잠겼다. 데라즈 준장은 원래 기렌 자비 쪽의 사람으로 전후에도 거의 키시리아 자비측의 인사들로만 구성된 아크시즈 쪽과는 별 관계가 없다가, 마하라쟈 칸이 쓰러지기 전에 잠시 그가 건설한 기지 '가시나무 정원'의 사용과 아크시즈 쪽의 지원 양자를 조율하기 위해 아크시즈에 온 바 있었다.
  남아있던 지온 전체의 세력이 크지 않아 그런 일도 있었던 것이지만, 전쟁 수행에 대한 노선 및 작전에 관련된 협의의 난항 끝에 결국 공조 관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연일 거듭되었던 회의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라즈가 일방적으로 일갈을 터뜨리며 자신의 기지로 돌아갔던 것이다. 때문에 아크시즈 쪽에서는 다시 요청된 데라즈 쪽의 지원 문제를 다소 떨떠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데라즈는 뛰어난 전략가이니까, 우리에게 지원을 요청할 정도의 사건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싶은데요."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그것이 꼭 저희 아크시즈에 좋은 일일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전폭적인 지원을 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샤아는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슬쩍 차를 한 모금 더 마셨다. 그 얘기는 일단 접어두자는 것이다. 하만도 둘의 의견으로 끝이 나지 않을 얘기를 더 오래 끌고 싶지 않아서인지 얘기를 마무리짓듯 말에 못을 박았다.

  "쉽게 결정이 나지는 않을 일이지요."
  "...그렇군요. 앞으로도 한동안 골치를 썩겠습니다."

  하만은 잔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그 잔에 그려져 있던 꽃무늬가 그녀에게 뭔가 다른 문제를 떠오르게 한 모양이었다.

  "요새 거주구 쪽에 꽃씨 뿌리기가 한창이랍니다."
  "꽃씨...?"
  "네, 민간인 거주구의 온도도 안정되었고 녹지대 조성도 끝났으니까요."
  "꽃이 피면 근사하겠군요. 하만 님의 생각이십니까?"
  "아, 네에. 지금 같은 상황에 너무 안이하다 하실런지요?"

  하만이 쑥스러운 듯 고개를 슬쩍 돌리고 물었다. 그 표정이 너무나도 소녀 같은 느낌이라 샤아는 자칫하면 웃음이 나올 뻔한 것을 겨우 참았다

  "아닙니다. 당분간은 시민들의 여유도 필요하지요. 꽃이 피면 저도 한 번 나들이를 가고 싶군요."
  "혼자 가지는 않으시겠지요."
  "아, 같이 가시겠습니까? 원하신다면."

  하만의 얼굴에 잘 익은 복숭아마냥 고운 빛의 미소가 떠올랐다.
  보통 때는 거의 볼 수 없는 그런 표정은, 그녀가 아직 10대의 소녀라는 점을 확실히 드러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같은 10대라고는 해도 물론 지구와는 다르다. 중력이 작은 우주에서의 성장은 지구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특히나 이곳에서도 나이에 비해 성숙한 티를 내고 있는 그녀라면, 지금 당장 지구에 내려간다 해도 어린 소녀라는 소리를 듣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녀가 지구권에 갈 날이 있을는지.
  아니, 어쩌면 그녀의 지도하에 아크시즈가 지구권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까?
  그러나 지금 이 순간의 하만 칸은 샤아에게 단지 어린 소녀로밖에는 비치지 않았다.

  "꼭 초대하세요,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그녀의 얼굴이, 꽃밭 한가운데 있기라도 한 듯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                                   *

  "자, 찍습니다."

  사진사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만은 재빠르게 샤아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샤아의 얼굴에 떨떠름한 표정이 잠시 스쳐지나갔지만 사진에 나타날 정도는 아니었는지 바로 나온 사진을 보는 하만의 얼굴은 마냥 즐겁기만 했다.

  "이렇게 찍으니까 저희 둘,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네, 정말 잘 어울리십니다."

  사진사가 옆에서 하만의 말에 맞장구를 쳐댔다. 샤아는 하만이 건넨 사진을 보며 달리 할 말이 없어서 그저 웃을 수밖에 없었다.
  우주에서 빨리 자라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꽃씨를 뿌린지 얼마 안 되어 꽃이 피기 시작하자마자 하만은 그전의 약속을 상기시켰고 곧 미네바가 살고 있는 궁전 근처의 호반으로 가벼운 소풍을 가기로 합의를 보게 된 것이다. 데라즈 플리트의 건이 채 결론을 맺기도 전의 일이었다.
  물론 샤아도 이전의 약속을 잊은 것은 아니었으나, 그렇게 하만 쪽에서 서두를 거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마치 청춘 남녀의 아무렇지 않은 데이트인양 경호도 없이 헐레벌떡 약속장소로 달려나오는 그녀의 모습에는 약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도력이나 야심과 전혀 상관없이, 그녀는 아직 스스로의 지위에 대한 자각이 아직 조금 부족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나서서 주위를 경계하고, 경호도 좀 받고 다니라고 일일이 지적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샤아는 솜사탕을 애교스럽게 깨물고 있는 하만에게서 몸을 돌려 호수 둘레에 만들어 놓은 난간에 몸을 기댔다. 호수 위로 백조가 날아가는 것이 그의 눈에 띄었다.

  '여기 없는 것이다...그녀는....'

  아스테로이드 벨트에 머무르던 3년 동안, 샤아는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더더욱 라라아가 그의 곁에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라라아는 아스테로이드 벨트로 그를 따라와 주지 않은 채 지구권에 남아 있는 것이다.
  그녀의 고향인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녀와 마음을 나누던 어린 소년의 곁에 있기를 더욱 원하는지도 모른다. 살아서는 가까운 사람을 위해 목숨을 던지고, 죽어서는 마음가던 사람을 위해 영혼을 남긴다? 그것은 끔찍할 정도로 우울한 상상이었다.
  그러나 샤아는 미심쩍은 듯한 하만의 눈길을 느끼고 애써 머리 속에서 어두운 생각을 접은 뒤 밝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경치가 좋군요."
  "그렇죠? 하지만 오래 있을 수는 없네요. 데라즈 건으로 다시 회의가 있거든요."
  "아아...결국 지원은 하게 되는 거로군요."
  "아마도요. 같은 지온으로서 내버려 둘 수만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으니까요."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겁니까...혹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아니신지?"

  샤아의 농담섞인 말투에 하만은 쿡쿡거리며 웃었다.

  "과연 샤아 대령님이시군요."
  "그 편이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거겠죠?"
  "그럼요. 아크시즈의 세력은 아직 크지 못합니다. 아스테로이드 벨트에서 저희가 세력을 키울 동안 연방의 눈을 이쪽에서 돌릴 만한 일이 필요해요."
  "...데라즈 플리트를 이용한다는 건...오히려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같은 좋지 않은 상황하에서는, 오히려 이런 일을 벌이는 편이 세력을 모으는 데 유리할 겁니다."
  "음...."

  샤아는 동의도 반대도 아닌 입소리를 한 번 내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하만의 말이 아마도 맞을 것이다. 지금 지온의 세력이 연방에 대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전면전을 벌이려면 최소한도 연방 전력의 3분의 1은 필요했다. 데라즈 플리트가 무슨 일을 벌이든 간에, 그들의 전력으로는 연방에 시위 한 번도 할 수 없다. 설사 지구에 남아 있는 지온 세력의 도움을 받는다 하더라도 연방을 무너뜨릴 수 있으리라고는 꿈조차 꿀 수 없다.
  그렇다면 결국 그들의 행동은 '사건'을 하나 벌이는 것으로 끝나버리고 말 일이다. 그러나 그들이 저지른 '사건'은 두고두고 연방과 스페이스노이드들의 기억에 남아, 지금의 아크시즈가 세력을 키워 지구권을 장악할 때 도움이 될 지하조직을 형성할 만한 좋은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예를 들어 지온 즘 타이쿤에 대한 향수가 강한 사이드 3 같은 곳에.

  "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하시죠?"
  "아무 것도요."
  "거짓말 같은데요."

  하만은 샤아 옆으로 바싹 다가와 그에게 야릇한 미소를 보냈다.
  그 순간 샤아는, 하만이 이 자리에 경호원을 동행하지 않은 것은 그녀가 부주의하기 때문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의 얼마 안 되는 하만에 대한 기억 하에서, 실제로 경호를 대동하지 않고 나타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를 믿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하만 님께서는 몸을 좀 챙기셔야겠습니다."
  "대령님께서 지켜주시면 더없는 영광이지요."

  예감이란 종종 사실로 맞아떨어지곤 하는 것이다.
  샤아는 마치 젊은 연인인 듯 팔짱을 끼어 오는 하만을 곧바로 뿌리치지 않았다. 그의 머리속은 이미 다른 생각으로 가득했다.
  기반 세력을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지구권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아크시즈 내부의 정리는 모두 끝난 단계. 그가 필요할 일은 한동안 그다지 없을 것이다. 만일 돌아가기로 결심했다면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일을 진행하는 데 이 여성의 힘이 필요하게 될지도.
  그는 가슴이 뿌듯해지는 것을 느끼며 하만을 향해 마주 미소를 지었다.
  돌아가면, 아마도 라라아를 다시 느껴볼 수 있으리라.

2009/02/10 15:35 2009/02/10 1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