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입들의 대화

from Fanfic/Gundam 2009/02/10 15:57
  안녕하십니까. 지구상의 것이면 그 어떤 곳이라도 찾아가서 청소해 드리는 17년 전통의 청소회사 제로드 & 더스콘입니다. 집 청소, 기업 청소, 빌딩 외벽 청소는 물론, 정화조 청소, 하수도 청소, 대리석 광택까지 책임지고 해드립니다. 축적된 노하우, 최소의 경비. 언제나 고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습니다.
  아, 네. 저희의 주요 실적을 아시고 싶으십니까? 가장 큰 단위의 실적부터 우선 말씀드리자면, 뭐니뭐니해도 이 년 전에 북미 대륙의 뉴욕 시 전체의 외관 청소 작업을 대행했다는 사실을 알려드려야 되겠군요. 그리고 같은 해 네오 라스베가스에서 메이시 차타드 계열의 5개 호텔 전체의 외벽 청소 작업을 담당했고요, 이듬해인 작년에는 뉴 홍콩시의 마천루 빌딩으로 이름높은 퀸 엘리자베스 타워 및 마오쩌뚱 쌍둥이 빌딩의 준공청소를 맡았습니다. 이 외에도 호주 대륙의 잭슨 오페라좌 바닥 광택이라던가, 킬리만자로에 있는 삼성사옥 전체의 정화조 청소를 했다던가 하는 각종 소규모 공사 실적도 갖추고 있습니다. 청소 작업이라면 그 어떤 역무이든 저희의 서비스가 닿지 않는 곳이 없지요.
  물론 건축물만이 저희의 작업 반경 안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규모의 의류, 동물원의 동물, 탱크, 전함, MS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청소 작업이 가능합니다. 저희 회사는 '지구를 깨끗하게!'라는 모토를 가지고 고객님의 그 어떤 요구사항에도 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에 따른 실적도 만만치 않지요. 5년 전의 세미하우스 클럽의 모든 의류 세탁이라던가, 3년 전 인도의 타지마할 동물원 안의 코끼리 목욕,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연방군 사라미스급 전함의 청소 또한 대행한 실적이 있습니다. 아,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카라바의 강습용 우주순양함 내부를 청소한 적도 있지요. 이건 저희들만의 비밀이니까, 함부로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아셨죠? 요즘 지온군의 귀가 지구상에도 사방에 뻗어 있어서 말씀이지요...흠흠.
  우주전함이 왜 지구상에 와 있냐고요? 어허, 설마 이 제가 고객님께 거짓말을 하리라 생각하시는 것은 아니시지요? 사정이야 어쨌든 우주 전함을 청소해 달라는 요청이 있다면 청소를 하는 것이 저희의 의무 아니겠습니까. 잘은 모르지만, 에우고 쪽에서 일단 우주로 강하한 다음 다시 올라가기가 어려우니 그 함을 카라바에게 넘겨준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기는 했더랬습니다. 좌우지간 전함 치고 꽤나 지저분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여기 저기 타거나 부서진 흔적도 많았고요. 물론 돈도 없는 카라바에서 저희 회사 같은 고급 작업을 주문했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함내가 안 좋은 상태였는지는 짐작이 가는 일이었지만 말입니다.
  예. 저도 그 작업에 들어갔었습니다. 영업사원이라고 실제 청소작업에서 배제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사원이 회사의 모든 공정을 한 번쯤은 경험하고 알아야 한다는 것이 저희 회사 CEO이신 루치아니 에베레트 사장님의 고견이니까요. 그야말로 애사심을 드높이기 위한 의지의 발로라고 할 수 있죠.
  하여간에 함 외벽뿐만 아니라 내부 청소도 싹 다 해치우는 동안,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나왔는지는 말도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먼지, 재, 그을음, 바퀴벌레, 나방, 어디선가 처박혀 있던 만화책, 속옷, 스타킹, 심지어는 말라비틀어진 오렌지 껍질과 빵 조각까지 나왔다니까요. 그 많은 것들을 다 누가 처박아 뒀는지는 하느님만 아실 겁니다.
  게다가 내벽 청소를 하는데 건조된지 십 년도 안 되는 전함이 어찌나 지저분하던지, 어휴! 그래도 저는 최선을 다해 제 맡은 바 소임을 다했죠. 덕분에 흥미로운 것도 발견했습니다. 뭔지 궁금하시지요?
  예, 저는 바로 뉴타입들의 필기 방식을 발견했습니다!
  아참, 이것도 아시죠? 이 얘기는 절대, 절대 비밀입니다. 연방군에서는 절대 아무로 레이 이외의 뉴타입을 인정하고 있지 않으니까요. 공식적으로 이 얘기가 나도는 날에는 전 최소한 징역감이지요. 하지만 아시잖습니까?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게 뉴타입인데요 뭐. 우주에서 좀 살아 본 사람들이면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더라고요. 사실 저도 뭔가 뉴타입의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을까 궁금해서 그 전함의 청소를 자원한 거니까요. 에우고 소속의 군인들이 타고 있던 전함이라면...그렇죠? 고객님도 금방 이해하시는군요. 정말 현명하십니다.
  뉴타입도 인간인데 뭐 특별한 필기 방식이 있겠느냐고요? 보통 사람들하고 똑같을 거라고요? 에이, 그렇게 생각하시면 안 됩니다. 적어도 뉴타입이라 하면 좌석에 턱하니 앉기만 해도 그 기계의 조정법이 훤하게 보인다지 않습니까. 매뉴얼이 뇌와 말초신경으로 곧바로 전이될만큼 신경 전달 속도가 빠른 사람들이니 분명 적고 읽고 하는 게 보통 사람들과는 영 다를 거다 이 말씀입니다. 이해되시죠? 어떤 방식인지 궁금하시다고요?
  이건 정말로 제가 나중에 책이라도 낼까 하고 몰래 적어둔 건데...고객님께만 살짝 보여드리겠습니다. 계약서에 사인하시고 나서 이런 얘기가 나오기만 했어도 절대 공개하지 않을 텐데, 이거 참 저도 좀 아깝네요. 어허허.
  어쨌거나 기왕에 보여드리기로 한 거니까...자아, 이 화면을 보시죠. 제가 적어둔 겁니다.
  보이시죠?

  - Beck食은 낵亞 짱이3 샤ⓐ 亞Zu나블 KIN드셈
  - ↑ B챠 밥5 초딩 암울5가 짱이3
  - ↑ 웃기지 ㉲셈 최江은 ㉪ⓐ米우셈
  - ↑ 3체도 못쓰는 惡아들은 꺼지3
  - ↑ ZZ 쥬道 ㉵페서 깝치지 마3 ⓗⓘⓖⓗ멕亞 캐論으로 날㉱㉮3

  어떻습니까? 이런 필기법을 그 누가 따라하겠습니까! 저로서는 읽을 수도 없더군요. 제 사견이지만, 아무래도 뉴타입들은 외계인과 교감을 나누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우주로 나가던 도중이라던가, 아니면 아스테로이드 벨트나 목성 같은 곳에서 외계인과 조우를 하고 난 다음 뉴타입이 되는 거죠. 왜 아주 오래 전에는 달과 목성에 외계인의 이동기지가 있다는 SF소설도 있었다잖습니까.
  흠흠. 화면은 그만 보시고...나중에 책이라도 내게 되면 한 권 들고 찾아 뵙겠습니다. 하하하. 제가 소중히 여기는 소장품을 보여 드렸으니, 사인은 당연히 해 주시는 거겠지요? 아 네, 감사합니다. 이곳에 해주시면 됩니다.
  17년 전통의 청소회사 제로드 & 더스콘입니다. 청결을 통해 투자하신 비용보다도 훨씬 더 많은 매출과 수익을 얻으시리라 의심치 않으며, 고객님의 선택에 후회 없으시도록 만족하실 때까지 최고의 기술력과 최선의 서비스로 보답해 드리겠습니다.
  신규 계약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통신어체 쓸 줄 몰라서 맞는지 틀리는지도 잘 모르지만 일단 의도한 해석. -_-

  - 백식은 내가 짱이다. 샤아 아즈나블은 즐.(KIN = 즐;)
  - ↑(이 표시는 윗글 쓴 사람에게, 라는 뜻이고) 비챠 바보 초등학생, 아무로가 짱이다
  - ↑ 웃기지 마. 최강은 카미유다
  - ↑ 3체(무조건 말끝을 3자로 마치는 게 3체임. DC 참조) 도 못쓰는 초등학생은 꺼져
  - ↑ ZZ탄 쥬도 앞에서 설치지 마. 하이메가캐논으로 날아갈걸
  글을 적은 순서는 비챠, 이노, 신타, 다시 비챠, 엘.

2009/02/10 15:57 2009/02/1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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